프랜들리 2014. 5. 6. 15:20

 
    그대에게 가는 길 


    그대가 한 자락 강물로
    내 마음을 적시는 동안

    끝없이 우는 밤으로
    날을 지새우던 나는 들판이었습니다


    그리하여 밤마다 울지 않으려고
    괴로워하는 별을 바라보았습니다

    오래오래 별을 바라본 것은
    반짝이는 것이 아름다워서가 아니라


    어느 날 내가 별이 되고 싶어서가 아니라
    헬 수 없는 우리들의 아득한 거리 때문이었습니다


    그때부터 나는 지상의 여기저기에
    크고 작은 길들을 내기 시작하였습니다

    해 뜨는 아침부터 노을 지는 저녁까지
    이 길 위로 사람들이 쉬지 않고 오가는 것을


    그대에게 가는 길이
    들녘 어디엔가 있다는 것을 믿기 때문이랍니다



    안도현 詩